일반인들의 경우 부부재산은 일심공동체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거래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부부 중의 한쪽 명의자가 부부의 부동산을 거래하지 못하는 경우 배우자 중 한 명이 부동산을 거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그렇다면 동의없이 부동산 거래를 하는 경우와 관련하여 어떻게 되는지 포스팅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1. 부부별산제(부부재산제도)
<1> 부부 사이의 재산관계를 다루는 제도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이러한 제도를 규율하는 것을 '부부제산제'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부부가 자유롭게 부부 사이의 재산의 내용을 형성할 수 있는 '계약재산제'이고, 다른 하나는 법률이 그 내용을 정하는 '법정제산제'가 있습니다. 법정제산제에는 부부별산제, 부부공유제, 관리공통제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2> 우리 민법은 원칙적으로 부부가 혼인성립 전에 재산관계를 부부재산계약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부부재산계약은 혼인 이후 법률관계를 대상으로 하여야 하고, 혼인신고 전에 계약이 성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한 혼인신고 전에 계약 역시 성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만약 혼인신고 전에 등기하지 않으면 그 계약으로 부부의 승계인 및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합니다.(민법 제829조)
<3> 이러한 부부재산이 체결되어 있지 않은 경우 우리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지 고 있는 재산이나 결혼 후 자신의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공유가 아니라 그 명의 배우자의 재산이 됩니다. 다만 누구의 것인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부부의 공유의 재산으로 추정이 됩니다. 부부는 일심공동체이므로 공유로 추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2. 일상가사대리권이란?
<1> 이렇게 각자의 재산이라고 한다면 부부가 가정생활을 함에 있어 모든 법률관계를 위임장을 작성하며, 모든 사항에 대해서 재산을 정하는 것은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민법은 일상가사에는 명시적인 위임이 없어도 대리권이 있다고 간주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즉 일상가사대리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 민법 제 827조(부부간의 가사대리권) ① 부부는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다. ② 전항의 대리권에 가한 제산은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민법 제 832조(가사로 인한 채무의 연대책임) 부부의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제삼자와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다른 일방은 이로 인한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이 있다. 그러나 이미 제삼자에 대하여 다른 일방의 책임 없음을 명시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일상가사대리행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부는 거래행위의 상대방에게 연대책임을 부담해야 합니다. 이러한 일상가사대리권 및 연대책임 규정은 혼인신고를 한 법률상 부부사이뿐만 아니라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부부 사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대법원 80다 2077 판결)
<2> 특별히 대리권을 부여하지 않아도 대리권이 있다고 보는 일상가사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대법원 판례는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습니다
" 민법 제832조에서 말하는 일상의 가사에 관한 법률행위라 함은 부부가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데 통상 필요한 법률행위를 말하므로 그 내용과 범위는 그 부부공동체의 생활 구조, 정도와 그 부부의 생활 장소인 지역사회의 사회통념에 의하여 결정되며, 문제가 된 법률행위가 당해 부부의 일상의 가사에 관한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법률행위의 종류, 성질 등 객관적 사정과 함께 가사처리자의 주관적 의사와 목적, 부부의 사회적 지위·직업 ·재산 ·수입능력 등 현실적 생활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일상가사는 가사생활에 필요한 통상적으로 필요한 행위를 말하고 일반적으로 부동산의 처분과 같은 내용은 보통 일상가사에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배우자의 동의 없는 부동산 거래는? (판례를 기준으로)
<1> 배우자명의 부동산을 상대 배우자가 동의 없이 월세, 전세, 매매를 진행하는 경우 법적으로는 2단계 절차를 통해 동의 없는 부동산거래에 대한 판단을 받습니다. 우선 부동산거래행위가 일상가사대리의 범위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받습니다. 만약 일상가사의 범위에 들어간다면 그 계약은 유효이며,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명의를 가진 배우자가 무효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2> 그러나 대부분의 부동산 명의 배우자의 동의 없는 거래는 일상가사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민법에서 말하는 표현대리의 범위(민법 제125조~제129조)에 해당하는지 판단받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거래에 대한 대리권을 준 것 같은 행위를 하고 이를 거래상대방이 믿을만하다고 판단하다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3> 배우자의 동의 없는 부동산거래는 사실 무효로 추정되고 이를 유효로 판단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거래 상대방이 입증해야 하므로 사실 무효로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거래 시 명의자 동일여부 및 대리 시 위임장, 인감도장, 인감증명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명의자를 확인하고 거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