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시가 가격에 관한 착오 계약 취소가 가능?

우리 민법에서는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를 한정하여 정하고 있습니다. 즉 한정된 이유로만 계약의 취소, 정확히는 의사표시의 취소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동산에 대한 시가에 대한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

 

 

1.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

<1> 즉 의사표시의 착오가 있는 경우 우리 민법 제109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① 의사표시는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한다. ② 전항의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즉 착오가 있다는 사유로만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없고 착오가 '중요한 부분'에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판례는 중요 부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요?

 

<2>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의 착오라 함은 표의자가 그러한 착오가 없었더라면 그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어야 하고, 보통 일반인도 표의자의 처지에 섰더라면 그러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으리라고 생각될 정도로 중요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3다 55487 판결)고 판례는 말하고 있습니다.

 

<3> 또한 표의자의 자신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토지를 매수한 매수인이 주택이 가능한 토지인 줄 알고 구입하였으나, 그린벨트로서 주택이 건축되지 않는 토지였다면, 토지를 구입하려는 매수자가 최소한 자신의 땅에 주택이 건축되는지 정도는 알아보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무런 조사 없이 무작정 토지를 구입하였다면 주택이 건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없습니다.

 

 

2. 시가에 대한 착오 취소가능?

<1> 예를 들어 평당 2000원에 해당하는 임야를 10,000 평 구입한 홍길동이 나중에 알아보니 평당 8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임야였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를 이유로 홍길동은 너무 비싸게 구입하였다고 하면서 계약을 파기하려고 하는 경우 이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2> 대법원은 부동산의 사가에 대한 착오가 있다는 것을 이유로 부동산매매계약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부동산매매에 있어서 시가에 관한 착오는 부동산을 매매하려는 의사를 결정함에 있어 동기의 착오에 불과할 뿐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92. 10. 23. 선고 92다29337판결)

 

<3> 그렇다면 동기의 착오는 무조건 취소할 수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동기의 착오가 법률행위의 내용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함을 이유로 표의자가 법률행위를 취소하려면 그 동기를 그 의사표시내용으로 삼을 것을 상대방에게 표시하고 의사표시의 해석상 법률행위내용으로 되는 것을 인정하면 됩니다. 반드시 합의까지 이르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 97864 판결) 즉 시가에 대한 착오에 대해서 취소하기 위해서는 시가가 계약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상대방에게 표시해야 합니다.

 

3. 시가에 관한 착오 취소 인정한 사례

<1> 두 감정기관의 평가액을 근거로 ㎡당 시가의 산술평균액이 75,000원인 것으로 잘못 알고 착오에 빠져, 이를 기준으로 매수 가액을 제시하여 그 금액으로 협의 매수 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판례는 ' 원고는 피고들에 대한 협의매수 요청 시 서면으로 위와 같은 매수 가액 결정방법에 관하여 통지하였고, 피고들도 그러한 사정을 인식하고 그 대금 결정의 기준과 계산 내역 및 그 방법을 매매계약서에 명시함으로써, 그 동기를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삼았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

 

<2> 대법원은 이 사건은 정당한 평가액을 기준으로 무려 85%나 과다하게 평가된 경우로서 그 가격의 차이의 정도가 현저할 뿐만 아니라, 원고의 매수대금액 결정의 동기는 이 사건의 협의매수 계약 내용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판시하면서 시가의 착오를 이유로 취소를 인정하였습니다.(대법원 97다 44737 판결)

 

<3> 결론적으로 계약 당사자의 합의 내용을 무로 돌리는 계약의 취소는 엄격한 요건하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시가에 대한 착오는 동기의 착오로서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계약의 체결에 중요한 동기가 있다면 상대방에게 미리 의사표시를 하여 동기가 법률행위의 내용이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