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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민법이야기

유치권 행사와 행사요건은?

by 바람불매 2023. 10. 7.

흔히 신축건물을 보다 보면 큰 현수막에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문장을 볼 때가 있습니다. 흔히 이렇게 유치권 행사 중에 있는 부동산은 곧장 경매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경우에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유치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요건들이 있는지에 대해 오늘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기 위해 목적물을 점유하는 권리를 유치권이라 합니다.
유치권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1. 유치권이란?

(1) 우리 민법 제320조 제1항에서는 유치권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 유치권이란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가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을 가지게 된 경우에, 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탁소에 세탁을 맡긴 의류에 대해서 세탁비를 줄 때까지 세탁소 사장님은 물건을 점유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유치권은 담보물건이기는 하나, 대상 목적물을 직접 유치함으로써 심리적 압박을 통해 채권을 회수한다는 점에 저당권과 차이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유치권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당연하게 인정되는 것으로 등기에는 표시되지 않는 법정담보물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경매를 통한 배당절차에서 유치권은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치권자는 매수인에게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부동산 인도를 거부하 수 있어서 사실상 우선변제권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등기에 표시되지 않고, 경매에서 신고를 해야만 하는 권리가 아니므로 경매 입찰 시 매우 주의해야 하는 권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2.  유치권의 행사요건은?

(1) 유치권은 우선 유치권자 자신의 소유가 아닌 타인의 소유의 물건을 점유해야 합니다.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해야 합니다. 이때 점유는 자신이 직접 점유를 하든 간접점유를 하든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유치권자가 점유를 상실하는 경우에는 유치권은 소멸하게 됩니다. 또한 유치권자의 점유는 불법점유가 아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건물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이 해제, 해지된 후에도 계속 점유하여 필요비나 유익비를 지출하여도 이에 관해서는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2) 또한 유치권자의 채권이 그 변제기가 도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도급인은 수급인에게 하자보수청구권과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주장하고 있고 수급인은 공사대금채권을 주장하고 있는 경우에는 수급인은 자신의 공사대금채권이 변제기가 도래하였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도급인의 하자보수청구권과 공사대금채권은 동시이행관계에 있고, 이는 양측의 채권이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은 유치권의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합니다. 법률용어로는 견련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즉 유치권의 채권이 부동산과 관련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점유자의 비용상환청구권, 임차인의 비용상환청구권, 건축공사의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 등은 판례가 견련관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증금반환채권, 권리금반환청구권, 임차인의 지상물매수청구권은 견련관계를 부정하여 유치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4) 유치권자의 점유는 경매기입등기(압류)전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아무때나 점유한다고 인정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경매기입등기 전에 점유를 개시하여야만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공사업자가 경매가 진행하는 것을 나중에 알고 급하게 유치권신고와 함께 점유를 한다고 하여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3. 유치권 행사의 효과

(1)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변제 받을 때까지 목적물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목적을 유치한다는 것은 유치권자가 계속적으로 점유하면서 상대방의 점유인도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유치권은 채권이 아닌 물권으로서 채무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점유의 인도를 거절할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유치권 존속 중에 목적물의 소유권이 이전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소유자에게도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72. 1. 31 선고 71다 2414 판결)

 

(2) 유치권자는 자신의 채권을 변제받기 위하여 유치물을 경매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22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274조)

하지만 경매에서는 배당을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채무자 또는 제3자가 목적물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유치권자에게 유치권자의 채권을 변제해야 하므로 사실상 우선변제 효과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유치권자는 유치물의 과실을 수취하여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23조 제1항 본문) 수취한 과실은 먼저 채권의 이자에 충당하고, 나머지가 있으면 원본에 충당해야 합니다. (제323조 제2항) 그리고 과실이 금전이 아닌 때에는 민사집행법의 규정에 따라 경매로 현금화하여 충당해야 합니다.( 제323조 제1항, 민사집행법 제274조 제1항)

 

(4) 그렇다고 유치권자는 목적물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목적물을 인도를 거절할 권한이 있을 뿐, 채무자의 승낙 없이 유치물을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물론 소유자의 동의가 있으면 상관없습니다. 판례는 유치권자가 가옥을 사용수익한 경우 임료 상당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특히 목적물의 보존행위를 위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도 임료 상당의 금원은 반환해야 합니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 40684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