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속의 민법이야기

준소비대차는? 경개와 비교? 요건과 효과는?

by 바람불매 2024. 11. 13.

소비대차란 흔히 금전 기타 대체물을 빌리고 다시 갚는 계약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준소비대차란 무엇일까요? 우리 민법은 소비대차와 별도로 준소비대차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준소비대차가 가지는 의미와 요건 및 그 효과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준소비대차란? 경개 계약과 비교

<1> 준소비대차란 쌍방이 소비대차계약에 의하지 않고 금전 기타 대체물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경우에 당사자가 그 목적물을 소비대차의 목적으로 할 것을 약정한 때에 소비대차 계약의 효력이 생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매매 대금 일부를 매수인이 지급하지 못하자 그 돈을 소비대차계약으로 하고 일정한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하는 양 당사자사 사이의 계약을 말합니다.

 

<2> 기존채무를 소멸하게 하고 새로운 채무를 성립시키는 면에서 경개계약과 비슷한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개계약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존채무와 새로운 채무 사이에 동일성이 상실되는 계약이 경개계약이고, 준소비대차는 동일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3> 그렇다면 양 당사자사이의 계약이 경개계약인지 준소비대차계약인지 혼란스러울 때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판례는 '당사자의 의사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경개로 보게 되면 채권자는 기존채권의 담보를 잃고 채무자는 항변권을 잃게 되어 모두에게 불리하게 되므로, 준소비대차로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2다 31803,31810 판결)

 

2. 준소비대차의 요건

<1> 우선 유효하게 기존채무가 성립하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기존채무가 계약의 무효, 취소, 해제 등의 사유로 존재하지 않게 된 경우에는 준소비대차 계약 역시 효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는 구채무가 소비대차계약일 경우에도 준소비대차계약이 가능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2> 기존채무의 당사자 사이에 기존채무의 목적물을 소비대차의 목적물로 한다는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존소비대차는 구채무와 신채무 사이에 동일성이 유지되고 있으므로 기존채무에 있었던 담보나 보증 역시 신채무를 담보하게 됩니다. 또한 구채무와 신채무의 당사자 역시 동일해야 합니다. 만약 당사자가 변경된다면 준소비대계약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3. 준소비대차의 효과? 실익은?

<1> 준소비대차는 원칙적으로 소비대차로서의 효력이 발생합니다.(민법 제605조) 따라서 소비대차의 규정이 바로 적용되게 됩니다. 그렇다면 실무에서 준소비대차의 실익은 무엇일까요? 준소비대차는 준소비대차를 기반으로 집행력이 있는 공정증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매대금 잔금이 지급되지 않은 경우에는 매매대금 잔금을 기초로 공정증서의 작성이 힘들지만 이를 준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바로 공정증서를 작성하고 만약 대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바로 집행관으로 하여금 집행이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2> 채무의 동일성이 유지됩니다. 준소비대차의 기초가 된 구채무와 신채무의 동일성이 유지되므로 기존채무에 붙어 있던 항변권, 담보, 보증은 당사자의 의사나 그 계약의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존속합니다. 예를 들어 위 매매대금 잔금사례에서 매수인이 매매대금 잔금과 관련하여 일정한 보증인이 있었다면 그 보증인은 준소비대차계약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됩니다.

 

<3> 채무의 소멸시효는 그 성질상 채무 자체의 성질에 의하여 결정될 것이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좌우될 것은 아니므로, 언제나 신채무를 표준으로 정해집니다. 

  • 민법 제164조 제3호 소정의 단기소멸시효의 적용을 받는 노임채권이라도 채권자인 원고와 채무자인 피고 회사 사이에 위 노임채권에 관하여 준소비대차의 약정이 있었다면 동 준소비대차계약은 상인인 피고 회사가 영업을 위하여 한 상행위로 추정함이 상당하고, 이에 의하여 새로이 발생한 채권은 상사채권으로서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게 된다.(대법원 80다 1363 판결)